대상의 본질을 꿰뚫는 대담한 통찰력으로 디자인의 진정한 가치와 가능성을 증명해온 세계적인 디자이너 하비에르 마리스칼.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마스코트인 코비(Cobi)를 탄생시킨 디자이너로 유명한 그는 H&M, 캠퍼(CAMPER) 등 세계적인 기업과의 콜라보레이션, 마지스(Magis)의 가구 디자인, 영화 치코와 리타(Chico & Rita) 제작 등 실로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해오고 있습니다. 살아있는 디자인계의 거장으로 손꼽히는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13의 주인공, 하비에르 마리스칼의 작품 세계를 소개합니다.

 

 

본질을 꿰뚫는 독특한 드로잉

 

하비에르 마리스칼은 정형성을 벗어난 독창적인 디자인을 확립한 아티스트로 평가 받고 있는데요. 이는 사물에 대한 진부한 시각이 아닌 본질에 대한 끊임 없는 탐구에서 비롯된 혁신이었습니다.

 

 

 

 

스페인 발렌시아(Valencia) 출신인 마리스칼을 세계적인 디자이너로 거듭나게 한 작품은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의 마스코트인 코비인데요. 다소 인위적이고 경직된 기존 올림픽 마스코트와는 달리 코비는 자유롭고 개성적인 마스크로 세상에 공개되자마자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전례 없는 존재감으로 올림픽의 보편적인 정신을 표현해 낸 코비는 마스코트 디자인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2000년 독일 하노버 엑스포의 마스코트 트윕시(Twipsy) 역시 마리스칼의 독창적인 발상이 묻어나는 작품인데요. 우리나라에는 EBS ‘접속! 트윕시’라는 어린이 프로그램으로 방영되기도 했던 트윕시(Twipsy)는 별, 세포, 조류와 포유류 등 다양한 종의 혼합체로 세상의 모든 코드와 문화를 해석할 수 있는 독특한 존재입니다. 인류와 자연, 기술이라는 엑스포의 세 가지 슬로건을 가장 정확하고도 파격적으로 드러낸 재미있는 캐릭터이죠.

 

 

Camper

 

 

마리스칼의 인사이트가 드러나는 직관적인 일러스트레이션은 의류기업 CAMPER, H&M과 함께 한 콜라보레이션에서도 나타납니다. 어린이를 위한 새로운 제품 라인인 ‘CAMPER FOR KIDS’ 캠페인에 참여한 마리스칼은 심플한 스케치와 화려한 색감 구도를 통해 어린이들만이 공유할 수 있는 자유로운 세계를 표방하며 브랜드의 정체성을 단단하게 확립했습니다.

 

 

 

H&M

 

 

브랜드 포지셔닝과 함께 매장의 인테리어 디자인까지 대규모 캠페인으로 진행된 H&M과의 콜라보레이션에서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패션’이라는 심오한 브랜드 슬로건을 비비드 한 색의 배경과 마리스칼 특유의 자유로운 드로잉으로 완벽하게 표현하였죠.

 

 

 

 

대상의 숨겨진 본질을 드러내는 파격적인 디자인은 스페인 디자인 회사인 차차(Cha-Cha)와 협업한 ‘바르셀로나’ 시리즈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마리스칼의 1979년 습작 스케치에 기초, 2006년에 제작되어 널리 알려진 ‘바르셀로나’는 도시의 이름을 각각 ‘Bar’, ‘Cel’, ‘Ona’ 등 세 개의 음절로 나눠 각각의 단어가 의미하는 친밀한 공간인 바와 맑은 하늘, 바다의 파도를 형상화한 로고입니다. 글자 자체만으로 바르셀로나의 생동감과 넘치는 매력을 독창적으로 분석하고 표현해냈다는 호평과 함께, 바르셀로나를 상징하는 도시 로고가 되어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소통의 힘으로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다

 

마리스칼은 디자인의 힘을 다양한 존재 간의 소통에서 찾는다고 합니다. 그는 자신의 작품을 통해 관객들은 물론 세상의 모든 존재들이 서로 커뮤니케이션 하면서 행복을 얻길 바란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대상과의 소통에 대한 그의 열망은 장르를 구별하지 않았고, 이는 마리스칼이 일러스트나 그래픽 디자인 외에도 건축, 가구 디자인과 애니메이션 제작 등 다양한 방면에서 활약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다양한 장르의 작업 중 대표적인 작업으로 가구 디자인을 예로 들 수 있는데요, 마리스칼은 오랫동안 이탈리아 가구 업체인 마지스와 협업하여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왔습니다. 가장 인기 있는 제품 중 하나는 2005년에 제작된 훌리안(Julian)이라는 이름의 어린이들을 위한 장난감 겸 의자입니다. 귀여운 강아지의 모습에서 모티브를 딴 훌리안 체어(Julian Chair)는 화이트, 레드, 그린, 옐로 등 총 네 가지 색깔로 제작되었습니다. 또한,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소형 집, 빌라 훌리아(Villa Julia)도 마리스칼의 작품입니다. 이 어린이집은 카드보드지로 만들어져 아이들이 손쉽게 조립할 수 있고, 직접 색칠할 수도 있습니다. 어린이를 배려한 마리스칼의 디자인이 돋보이는 작품이기도 하죠.

 

 

Puerta America

 

 

마리스칼은 건축과 인테리어 분야에서도 흥미로운 작업을 진행하였습니다. 대표적인 작업으로 스페인 마드리드에 위치한 푸에르타 아메리카 호텔을 꼽을 수 있는데요. 마리스칼을 비롯한 자하 하디드(Zaha Hadid), 장 누벨(Jean Nouvel), 론 아라드(Ron Arad) 등 세계 유수의 건축가와 디자이너들이 호텔 디자인에 참여해 화제를 모았습니다. 각 층이 유명 디자이너들의 각기 다른 스타일로 구성된 이 호텔은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건축물 중 하나로 꼽히며 호텔 그 이상의 예술적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 중에서도 특히 마리스칼이 작업한 11층은 마리스칼만의 화려한 색채와 유쾌한 그래픽으로 디자인 되어 스페인의 색깔이 가장 잘 묻어난 객실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마리스칼의 편안하면서도 창의적인 디자인이 잘 표현된 대표 작품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그의 작업들은 전통적인 디자인 영역에서 멈추지 않고 영역을 계속 확장합니다. 84회 아카데미상 애니메이션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었던 ‘치코와 리타’는 마리스칼의 첫 감독 데뷔작입니다. 1948년 쿠바의 하바나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영화는 그래미 어워드를 수상하기도 한 전설적인 피아니스트 베보 발데스(Bebo Valdes)에게서 영감을 받은 영화로, 그가 직접 OST작업에 참여해 화제를 낳기도 하였죠. 스페인 출신임에도 쿠바 음악에 대한 깊은 이해와 열정을 지닌 마리스칼은 그 특유의 감수성과 서정성을 영화에 그대로 반영하였고, ‘치코와 리타’는 개봉 후 전 세계적으로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저 평범하고 재능있는 기술자, 디자이너가 아니라 대상에 대한 다각적인 이해와 천재적인 감각으로 디자인의 가능성을 넓힌 크리에이터 하비에르 마리스칼. 천재적인 디자이너의 아시아 첫 회고전인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13 마리스칼 전을 통해 디자인 역사에 큰 획을 그은 마리스칼의 작품들을 경험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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