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스티벌 시즌, 영국 글라스톤베리나 미국 코첼라가 아닌 독일 록앰링의 호출이 더 어울릴 것 같은 밴드들이 있다. 수위 높은 하드코어나 펑크 등 강성 사운드 뮤지션이 그렇다. 그들의 과한 음악은 과한 이미지로 이어지고, 그래서 호모 포비아 경향이 강한 마초일 수도 있을 것 같고, 섹스는 물론 술과 담배와 약물을 탐할 것이라는 인상을 준다. 그러나 미국만으로 한정해도 동종 계열을 표방하는 아티스트는 많아도 너무 많다. 소리의 뿌리는 비슷할지 몰라도 음악은 저마다 크고 작은 차이를 두고 있으며 표본이 많은 만큼 인간의 성향 또한 다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대외적인 이미지만 놓고 호전적인 음악을 하는 자가 모두 마초 경향이 강할 거라고 성급하게 단정할 수는 없다. 라이즈 어게인스트(Rise Against) 또한 이미지와 다른 의외의 정치적 성향을 보이는 밴드다.

 

1999년 시카고에서 결성된 4인조 밴드 라이즈 어게인스트(Rise Against)는 일반적으로 펑크 카테고리에 묶인다. 언더에서 두 장의 앨범을 발표한 후 펑크 지지자들 사이에서 상당한 반응을 얻고 메이저 레이블 게펜과 계약을 이뤘고, 빌보드 메인 차트에서는 크게 빛을 못 봤지만 싱글이 발표될 때마다 록 차트, 얼터너티브 차트 등 하위 차트에서 10위권 기록을 쌓으며 선전했다. 이들의 주요 미덕은 성실성이다. 데뷔 시절부터 지금까지 꾸준하게 정규 앨범 여섯 장, EP 다섯 장을 발표한 밴드다. 그들이 들려준 힘의 음악은 국내 케이블 게임 채널의 스타크래프트 리그전에 종종 쓰여 반응을 얻기도 했다. 여기까지는 별다를 것 없다. 그냥 자기 역할에 충실하고, 남성 친화적인 게임과 어울릴 만큼 세고 무거운 음악을 들려주는 밴드라고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라이즈 어게인스트(Rise Against)는 ‘스트레이트 에지(Straight Edge)’에 속한다. 펑크와 하드코어 계열 밴드 사이에서 술, 담배, 약물 및 복잡한 성관계를 거부하는 건강한 금욕의 뮤지션을 일컫는 용어다. 그들의 ‘에지’는 보다 직선적이고 날카롭다. 일반적인 쾌락과 거리가 멀 뿐 아니라 전 멤버가 완전 채식가(vegan)이거나 채식주의자(vegetarian)이며 페타의 후원자이다. 대표곡 'Ready To Fall'의 뮤직비디오는 환경파괴와 동물 인권에 관한 다큐멘터리로 구성했는데, 원곡에 없는 문장을 덧붙였다. “모든 작용에는 반작용이 따른다. 지구는 하나 일 뿐이고, 기회도 한 번뿐이다(Every action has a reaction. We've got one planet, one chance).” 밴드의 또 다른 대표곡 'Make It Stop(September's Children)'은 자신의 성 정체성을 자각한 10대 소년의 자살이 작업의 동기가 됐다.

 

좀 더 아름답고 너그러운 세상을 꿈꾸면서, 누군가는 정치성을 기반으로 사회참여의 방법을 모색한다. 한편 감정의 정화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인간의 시야가 달라질 수 있을 거라는 믿음으로 누군가는 예술을 택한다. 정치와 예술은 엄밀한 차이가 있지만 사실은 분리된 분야가 아니라고 라이즈 어게인스트(Rise Against)는 주장한다. 그들은 여느 펑크밴드처럼 뜨겁고 우렁찬 소리를 내지만 노래 구석구석에 세상을 향한 근심과 긍정의 메시지를 심어 놓고, 말이 아닌 행동으로 실천하면서 오랜 세월을 보내왔다. 그런 그들은 열린 청중을 원한다. 함께 땀 흘리며 음악에 취할 만큼 파워의 음악에 몸으로 반응하고, 동시에 밴드의 라이프 스타일에 한 번쯤 마음을 기울이는 청중을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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