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KBS <탑밴드>에 출연했지만 그들은 ‘긴’ 인상을 주지는 못했다. 대신 ‘짧고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2차 경연에서 킹크스의 ‘You Really Got Me’를 해석해 무대에 섰는데,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불안을 이겨내고 늘 하던 대로 여유롭게 진행하겠다는 의지 또한 확고해 보였다. 바들바들 떨고 있다 한들 다소 생소한 원곡을 받아들이는 일이 전혀 불편하지 않았을 만큼 편곡은 매끄러웠고 보컬도 출중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진운이 나빴고 심사 위원의 합의 또한 아쉬웠던 까닭에 그들을 거기서 오래 볼 수는 없었다. 대신 거길 나와서 오래 활동할 밴드라는 믿음을 안겨주는 일에는 성공했다. 그리고 2013년 6월 15일 첫 번째 정규 앨범 "세기말 반동자"가 나온다.

 

박종현(드럼, 퍼커션), 문경보(기타, 보컬), 염승민(보컬, 기타), 김진성(베이스, 하모니카)으로 구성된 포 브라더스는 근본적으로 로큰롤을 추구하는 밴드다. 그런데 엄청나게 속도를 낸다거나, 엄청나게 강한 사운드를 뿜어낸다거나 하는 압도적인 방식은 아니다. 동종 계열로 자리를 잡은 선배들과 비교하자면, 일단 갤럭시 익스프레스보다는 훨씬 몸을 사린다. 더 문샤이너스보다는 사운드의 부피가 적지만 오!부라더스보다는 풍부한 사운드를 펼쳐놓는다. 선례들의 절충인 셈인데, 전반적으로 살랑살랑 리듬을 타면서 인간의 일반적인 심장 박동수를 따라가는 일에 주력하는 편이다. 그리고 폭발적인 표현 대신 쉽게 기억되는 멜로디를 기반으로, 탄탄한 연주와 기교의 보컬을 곁들인다. 이는 달리 말하자면 차별화된 로큰롤을 표방하면서도, 기본에 충실한 신예라는 뜻이다.

 

그 기본기는 오랜 클럽 경험으로 쌓은 것이다. 하지만 최근 그들은 클럽이 아닌 스튜디오에서 더 오랜 시간을 보냈다. 연습량을 반영하는 커버곡과 창의성을 판단해볼 법한 자작곡이 결실을 맺은 셈이다. 그들은 클럽을 드나들며 차기 밴드를 물색하던 카바레 사운드의 눈에 들어왔고, 계약 이후 공연 대신 앨범에 집중하면서 새로운 차원의 완결성을 고민해야 했다. 싱글로 발표했던 ‘세기말 반동자’를 기준으로, 공연에서 호의적인 반응을 얻었던 ‘Get Away’, ‘완벽한 하루’ 같은 노래를 어떻게 녹음하고 어떻게 배열할 것인가를 진지하게 생각하기 시작한 것이다. 자유로운 표현이 정돈된 표현으로 이동하는 과정이기도 했다. 클럽의 유망주였던 빼어난 아마추어가 이제는 엄연한 프로의 세계에 진입했다는 뜻이다.

 

홈페이지와 팬페이지를 겸하는 포 브라더스의 커뮤니티에는 그들의 일정과 일상은 물론 청중의 반응을 두루 살펴볼 수 있는 다양한 메뉴가 있지만 6월 중순 기준으로 아직 갖추지 못한 것이 있다. ‘보도자료’ 혹은 ‘보도된 자료’다. 이는 앨범이 나오거나 음악 외적으로 화제가 되어야만 얻을 수 있는 자료들이다. <탑밴드>라는 명함이 있는 데다 오랜 공연 경험 덕에 라이브도 빠지지 않지만, 그걸 기반으로 어딘가의 스타가 되고자 하는 헛된 욕망 대신 앨범에 집중하는 시간이 길었기 때문에 그동안 없었던 자료들이기도 하다. 하지만 자료가 쌓일 시간이 찾아왔다. 결국 포 브라더스는 기본을 알고 근본을 아는, 그래서 기다릴 줄 아는 지혜의 밴드다. 그리고 그 긴 기다림 끝에 이제는 수면 위로 튀어 오를 순간을 맞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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