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콘서트 19 CITYBREAK/아티스트 정보' (37건)

 

 

 

일반적인 록 페스티벌은 강성 밴드에게 유리하다. 세고 강렬한 소리와 빠르고 짜릿한 리듬으로 청중을 삼켰다가 토해내는 일에 능숙한 밴드일수록 열광적인 호응을 얻는 게 보편적이다. 떠나는 일에 갖가지 이유가 있을 테지만, 대개 좋아하는 음악과 함께 고민을 잊고 시간을 잊고 자신을 잊고 싶어서, 더불어 큰 출력의 소리에 몸을 내던지고 미친 듯이 놀고 싶어서 우리는 페스티벌 티켓을 끊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페스티벌의 구석구석에서는 화력의 뮤지션과 열성의 관중이 전부가 아니라는 주장을 펼친다. 무대를 사이로 수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현장이고, 그렇기에 다양한 풍경이 상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페이퍼컷 프로젝트는 그런 페스티벌 소수자의 의견개진에 힘을 불어넣는 뮤지션이다.

 

3인조 페이퍼컷 프로젝트는 경력자들의 아담한 외출이다. 슈가볼의 보컬 고창인, 소울라이츠의 기타리스트 유경표, 그리고 드러머 경력을 쌓은 김두현의 3인조 프로젝트다. 각각의 본가와 약간의 거리를 두고 지금 들려주는 음악은 조금 더 순수하거나 소심한 십센치라고 정리할 만하다. 먼저 구성이 단출하다. 일단 어쿠스틱 기타가 메인이고, 리듬은 까혼(cajon)이 담당한다. 그리고 보컬 고창인의 목소리는 멜로디와 편곡의 흐름을 타고 단아함과 태평함 사이를 오간다. 군더더기 하나 없는 말끔한 구성 덕분에 가사의 메시지 전달이 빠른 편이다. 소재는 대부분 사랑인데, 예민한 것처럼 보여도 결국은 사소한 연애담에 가깝다. 그들의 연애담은 유치한 구석이 많다. 하지만 의식하지 않았던 사이 그 사랑의 흔적들이 머리에, 그리고 가슴에 다가와 꾹꾹 박혀버리고 만다. 우리도 한때는 그 유치한 사랑 때문에 신경전을 벌여봤던 적이 있고, 그러다 눈물도 흘려봤으며, 하지만 이제는 지나간 일이라고 털어내는 여유를 얻은 산증인들이기 때문이다.

 

록 페스티벌의 주축이 되는 다양한 밴드가 힘의 소리로 청중과 교감할 때, 페이퍼컷 프로젝트는 사소한 화두로 청중과 수다를 나눌 준비를 한다. 내가 마음에 담아둔 그녀가 얼마나 사랑스러운지를 털어놓기도 할 테지만, 그녀와의 연애가 생각대로 풀리지 않아 쩔쩔매기도 하고 그러다 짜증도 내는 진솔한 이야기를 쏟아낼 것이다. 휴가 기분을 만끽하는 동시에 상대를 압도하는 화끈한 뮤지션을 우러러 보고 싶어서 페스티벌을 찾아왔다가 갑자기 피로를 실감한 이들에게, 페이퍼컷 프로젝트는 적당히 쉬어가는 시간을 만들어줄지 모른다. 록 페스티벌에서 누리는 차원 다른 휴식이란 이런 것이다. 친구 같은 남자가 들려주는 예쁜 고민에 귀를 기울이는 것으로 땀으로 젖은 몸을 식히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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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동네에 있는 놀이터나 공터로 트램폴린이 찾아오면 아이들을 엄마를 졸라서 얻어낸 동전을 들고 모여들었다. 그리곤 신발을 벗고서 방방 뛰어올랐다. 지금은 해체한 메리고라운드와 함께 추억의 놀이기구로 제 이름을 삼은 밴드들 중 하나인 트램폴린(Trampauline)을 두 가지 말로 압축하면 추억의 신스팝과 여유로운 댄스이다.

 

1980년대 신스팝의 무드를 21세기의 일렉트로닉 기법으로 훌륭하게 표현해온 트램폴린은 영국 런던에서 생활하고 돌아온 차효선으로부터 비롯되었다. 참신한 데뷔앨범인 "Trampauline"(2008)은 차효선의 표현을 빌면 “클래식 기타나 어쿠스틱 기타를 써서 가벼운 공기와 비트를 가진 앨범”이었다. 어딘지 조금은 빈 것 같지만 의외로 세련된 사운드와 따스하고 이국적인 정서를 한데 품고 있는 작품이었다.

 

처음에는 모든 음악작업을 홀로 수행하는 원-우먼-밴드였던 트램폴린은 곧 힘을 모아낼 음악인들을 만나면서 괄목상대할만한 수준으로 급성장한다. 두 번째 앨범인 "This Is Why We Are Falling for Each Other"(2011)가 바로 그러했다. 김나은의 재미있는 기타 그리고 DJ 은천의 프로듀싱이 차효선의 곡들을 든든히 후원했고, 트램폴린은 새로운 경지에 올라설 수 있었다. 느긋한 춤을 유발하는 신스팝과 뉴웨이브 그리고 어쿠스틱 악기와 흥미로운 소리들이 조화를 이루면서 상쾌하고 유쾌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모든 곡들이 영어 가사로 쓰여진 이 앨범이 일본에 수출된 것은 아마 예정된 수순이었을 것이다.

 

트램폴린은 여러 가지 면에서 2000년대 젊은 음악의 흐름을 대변하고 있다. 신스팝과 뉴웨이브의 부활, 디지털 장비와 어쿠스틱 사운드의 조화, 부담스럽지 않은 춤을 유도하는 느낌, 그리고 여성의 섬세한 감성이다. 그래서 2012년에 인디음악계를 중심으로 여성 음악인들이 뜻을 모아 일본군 위안부 피해여성을 위하여 제작한 편집 앨범 "이야기 해주세요"에 참여한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행보이다.

 

여러 해 전, 홍대 앞 지하의 어느 라이브 클럽에서 막 데뷔했지만 어딘지 색다른 매력을 풍기는 트램폴린을 처음 보았을 때엔 수줍어서 춤을 추거나 하진 않았다. 하지만 새로운 멤버들과 새롭게 출발한 트램폴린의 나긋한 음악에 어떤 사람들의 몸은 느긋하게 흔들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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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인조는 오랫동안 록 밴드의 가장 기본적인 인적 구성이었다. 기타와 드럼과 베이스 중 하나를 빼고 음악을 만들 생각이 아닌 이상, 록 밴드를 만들고 싶다면 최소한 두 명의 친구를 사귀어야 한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많은 3인조 밴드들이 종종 ‘원초적’이면서도 ‘강렬한’ 록 음악을 들려주곤 했다. 그중의 하나로 텔레플라이를 꼽는 건 당연한 일이다. 밴드의 공연을 본 적이 있다면 분명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텔레플라이는 김인후(보컬, 기타), 이재혁(베이스), 오형석(드럼)으로 이루어진 3인조 블루스/사이키델릭 록 밴드다. 밴드의 이름인 텔레플라이는 대중매체를 상징하는 ‘Television’과 가볍게 날아다니는 ‘Butterfly’를 합친 것으로, 이는 자유로우면서도 실험적인 소리를 대중음악의 경계 내에서 소화하고 있는 밴드의 음악적 목표를 반영하는 것처럼 보인다.

 

텔레플라이는 2009년에 결성되었고, 2010년 자체 제작한 EP를 발표하면서 정식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EBS의 음악 프로그램 <스페이스 공감>의 ‘7월의 헬로루키’로 선정되었고, 이후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과 부산 록 페스티벌, 전주국제영화제 등의 무대에 서면서 이름을 알렸다. 2011년 첫 정규 데뷔작인 "Ultimate Psychedelic"을 발매했는데, 한 평론가는 이 음반에 대해 ‘익숙하면서도 낯설고 낯설면서도 익숙하다. 여러 스타일을 자유롭게 결합시키는 방식은 결국 어느 것도 정통에 가깝지 않는 별종을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Ultimate Psychedelic"는 일본에서도 발매되었고, 밴드는 2012년에 일본에서 클럽 투어를 돌기도 했다. 밴드는 또한 컴필레이션 음반 "5th Anniversary Electric Muse" 등에 참여하였으며, 최근에는 현대카드 뮤직에서 제작한 "It Tracks Vol.2"에 이름을 올리면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텔레플라이의 음악은 블루스와 사이키델릭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그것을 풀어내는 방식은 지극히 21세기적이다. 밴드의 음악에는 널찍한 사운드의 공간 속에서 꿈틀거리는 춤추기 좋은 그루브가 두드러지는데, 블루스와 사이키델릭 역시 그러한 ‘모던함’을 표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러면서도 장르 고유의 특징 또한 명민하게 잡아내고 있다. 밴드가 풀어내는 짙고 역동적인 사이키델릭 ‘댄서블’ 블루스를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19 CITYBREAK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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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의 서커스를 보는 것 같다. 그 서커스는 극적인 스토리를 전개하는 영화 혹은 드라마 같다. 재미가 있지만 슬픔도 느껴지고, 배짱이 있지만 긴장도 느껴진다. 하지만 서커스 기획자가 안일하지 않은 까닭에 내용이 매번 변하고 있다. 정차식의 음악이 그렇다. 과거 그가 활동한 밴드 레이니썬의 음악은 ‘귀곡 메탈’이라고 불렸을 만큼, 한밤 중의 밀폐된 산장에서 진행되는 기괴하고 무서운 서커스에 가까웠다. 하지만 솔로로 활동하기 시작하면서, 한때 공포에 가까웠던 그의 서커스는 청승의 서커스, 이어서 여유의 서커스로 변했다. 그리고 탱고와 트로트, 집시풍 음악과 전자 음악을 조화롭게 섞은 끝에 예술성을 획득한 명예의 서커스가 되었다.

 

그의 밴드 레이니썬은 1993년 부산에서 결성됐다. 때때로 울다가 그러다 분노를 터뜨리며 노래하는 정차식의 폭넓은 보컬, 그의 울분과 호흡을 나누는 밴드의 풍성한 사운드로 크게 주목받았다. 그리고 서울 홍대 주변의 클럽을 중심으로 다양한 밴드가 창궐하기 시작한 1990년대 중반부터 그들의 유랑이 시작되었다. 공연과 앨범으로 커리어를 쌓은 후 영화 <새는 폐곡선을 그린다>, <가위>, <화이트 데이>의 OST에 참여하면서 활발하게 활동했지만, 고민이 깃든 공백도 길었다. 6년 만에 발표한 레이니썬의 4집 "Origin"(2009) 이후 리더 정차식의 갈등이 시작되었다. 이대로 서울에 남아 있어야 하는가, 아니면 부산으로 돌아가야 하는가.

 

이후 그는 서울에 머무를 명분을 스스로 만들었다. 오랜 관심사였던 탱고에 몰입하기 시작해 첫 앨범 "[Ten]go"를 소개하면서다. 홈페이지를 통해 소수의 지지자들과 교감했던 앨범으로, 밴드 시절의 음악과 비교해 사운드의 외형은 달랐지만 정서적 연속성은 유지됐다. 메탈을 하든 탱고를 시도하든 그는 근본적으로 드라마틱한 음악을 추구하는 인물이다. 실험적인 솔로 데뷔 이후 그의 작업은 가속이 붙었다. 정식 유통망을 통한 두 장의 정규 앨범 "황망한 사내"(2011.07)와 "격동하는 현재사"(2012.01)가 순식간에 나왔다. 반년 간격으로 앨범 두 장을 발표했지만 시간에 쫓기는 조급한 사내는 없었다. 이매진 어워즈는 "격동하는 현재사"를 올해의 앨범으로 꼽았고 한국대중음악상도 가세해 최우수 록 앨범의 훈장을 부여했으며, 북미 페스티벌 SXSW 2013까지 다녀왔다.

 

"격동하는 현재사"에 따른 호평은 정차식이 유지와 전환의 개념을 균등하게 펼쳐놓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는 밴드 시절이나 지금이나 사람을 겁먹게 만드는 위협의 음악을 알고, 매번 공포에 대한 다른 해석을 내놓는다. 공포는 사실 슬픔과 한의 다른 이름이라고 "황망한 사내"를 통해 비장하게 노래했고, 이후에는 공포가 찾아올 때면 유머와 배짱으로 맞서야 한다고 "격동하는 현재사"를 통해 유쾌하게 노래했다. 공포에 대한 그의 이해는 위기와 해소의 서커스를 연상하게 만든다. 그의 공연도 똑같다. 롤러코스터에 몸을 실은 기분으로, 매 순간 긴장과 이완을 반복하는 격정의 서사다. 그만큼 아찔하고 그만큼 후련한 시간이 대기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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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적해서 그런지(혹은 적적 그런지)는 자신들을 “시니컬 노이즈 신음 록 밴드”라고 설명한다. 보컬 이아름이 내는 신음은 공연을 하다 보면 너무 피곤해져서 나오는 소리라고 그들은 덧붙이지만, 충분히 의도된 효과로 들릴 만큼 그들은 별난 밴드다. 사실 결성부터 별난 것은 아니었다. 밴드의 핵심 멤버 이아름과 함지혜는 각각의 음악을 하다가 한 클럽에서 만나게 되는데, 처음엔 평범한 친구이자 동료 사이였지만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기 실패한 연애를 경험한 후 관계가 달라진다.. 서로의 남자친구를 원망하는 것으로 동질감을 확인하고 위로를 나눈 후, 그보다 생산적인 일을 계획하게 된 것이다. 그건 걸밴드였다. 나중에는 남자 멤버도 영입됐지만 여전히 그들은 여초 밴드다. 현재 적적해서 그런지는 붕이 베이스를, 박근창이 드럼을 연주하는 4인조 형태다.

2007년 무렵 결성된 적적해서 그런지는 초기 시절부터 유별났다. 그 해 4월 커트 코베인 추모 공연에 참여하는 것으로 첫 번째 무대에 서게 되는데, 여자 속옷과 잠옷을 입고 종종 공연하던 커트 코베인에 대한 헌정의 의미로 그들은 란제리 룩을 하고 노래와 연주를 선보였다. 반응이 생기기 시작하자 이들은 교복과 운동복 등 다양한 의상에 도전하게 된다. 사실 복장보다 이상하고 신비로운 것은 음악이었다. 밴드 이름이 명시하듯, 그리고 첫 공연의 내용이 말해주듯 이들의 초기 경향은 1990년대 시애틀 그런지에 가까웠다. 그러나 지금 들려주는 음악을 단지 그런지라고 한정할 수는 없다. 그들의 음악은 알 수 없는 방향을 향해 계속 나아갔고, 심지어 한 곡 안에서도 길게 시간을 두고 변화와 전복을 거듭하는 것이 특징이다. 목소리든 악기든 어떻게든 구기는 일에 집중하는 전반적인 노이즈 사운드, 예측이 불가능한 파격과 도발의 진행, 단순히 사이키델릭이라는 장르적 수사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한 다채로운 환각 효과가 이들 음악의 기둥이다. 이따금씩 신음소리가 추가되는 것도, 반대로 완연한 남자 목소리를 흉내내면서 노래하는 것도 이색적인 사운드 효과다.

 

복잡한 심리상태를 반영하듯 자유자재로 사운드를 다루는 것이 이들의 특기이지만, 여러 준비 작업과 활동 일정을 계획하는 일마저 체계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부지런히 여러 경연에 참가 신청서를 제출한 결과 2012년 9월의 헬로루키에 이어 2012년 올해의 헬로루키 우수상을 수상했다는 것은, 기회의 땅을 물색한 끝에 결국 자신의 음악으로 대중을 설득하는 일에 성공했음을 의미한다. 2011년 발표한 EP [싸운드체킹]에 이어 최근 첫 정규 앨범 [싸이코]의 발표를 앞두고 있는 시기인데, 얼마 전 녹음을 마친 후 제작과 홍보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현재 2천만원 상당의 소셜 펀딩을 진행하고 있는 상태다. 시작한지 열흘도 되지 않아 목표금액 72%의 성과에 도달했을 만큼 상당한 지지가 따르는 중이다. 마지막으로 그들의 음악은 영미권의 아방가르드한 최신 인디 음악부터 레드 제플린 같은 분야의 고전까지 두루 듣고 즐겨오면서 연구해왔던 사운드의 총체다. 헤비 리스너에 가까운 그들은 많이 듣고 필요한 부분만을 참고하면서 독자적인 음악을 완성했다. 그 독자적인 음악의 핵심적인 감수성은 그들의 노래제목에 담겨 있다. ‘아리송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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