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처프로젝트 21 장 폴 고티에 전/현장스케치' (1건)


패션계의 앙팡 테리블, 장 폴 고티에. 파격적이고 유머러스한 그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21 장 폴 고티에 전>이 드디어 공개됐습니다. 전시 개막을 앞둔 하루 전, 기자간담회와 패션쇼 현장에 나타난 장 폴 고티에의 낮과 밤을 스케치합니다. 



Day, 에너지가 가득한 도시 서울


오전 11시, 서울패션위크가 열리고 있는 DDP에 장 폴 고티에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그의 첫 내한을 기념하는 첫 번째 공식 스케줄. 특유의 익살스런 미소로 기자들을 맞이한 그는 서울에서 전시를 마무리하는 설렘과 기대를 감추지 않았습니다. 장 폴 고티에의 전시는 캐나다의 몬트리올에서 시작해 마드리드, 스톡홀름, 뉴욕, 런던, 파리 등 11개 도시를 거쳐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21 장 폴 고티에 전>으로 피날레를 마칩니다.





“전 제 전시가 장례식이 되길 바라지 않았어요. 죽은 이를 회고하는 것처럼 딱딱한 분위기는 싫었죠. 이 전시는 과거가 아닌 현재입니다. 연도별 회고가 아니라 현재 진행 중인 작품을 보여주는 극적인 무대예요. 새로운 의상들이 많이 추가됐어요. 특히 한복을 모티프로 한 의상들은 서울에서만 선보이는 것들이죠.”


장 폴 고티에는 14톤에 달하는 의상과 오브제들을 서울로 공수했습니다. 마치 월드투어 콘서트와 같은 어마어마한 규모로 의상, 오브제, 설치물들을 그대로 옮겨온 것입니다. 지난 5년간 220만 명이 관람한 장 폴 고티에의 전시는 도시를 옮길 때마다 새롭게 업데이트됐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서울에서의 마지막 전시는 장 폴 고티에의 현재를 보여주는 총체적인 아카이브입니다. 





“저는 외할머니의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할머니는 미용사셨는데 손님들에게 머리와 화장을 해주는 모습, 미용실에서 나누는 가십거리, TV 프로그램 등을 보며 자랐죠. 옷장에 있던 살색 새틴 코르셋도 기억나요. 허리를 잘록하게 해주고 자세를 교정해준다고 설명해 주셨는데 전 그 이야기에 완전히 매료됐어요. 할머니는 내가 본 모든 것들을 나만의 방식으로 시도할 수 있게 해주셨어요. 테디베어에게 화려한 옷을 입힌다든가, 카바레쇼에 나오는 여자를 스케치한다든가 하면서 패션에 대한 열망을 키웠죠.”  





장 폴 고티에는 전형적인 금발미인이 아닌 일반인들을 런웨이에 세우기도 했습니다. 붉거나 검은 머리, 다양한 인종의 모델들은 당시로써는 파격에 가까웠습니다. 그는 사물을 다르게 바라보는 시각에서 새로운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뭔가 다른 걸음걸이, 독특한 개성. 그런 것들이 마음에 들었어요. 저 또한 물론 슈퍼모델들과 함께 일하지만 세상엔 한 가지 종류의 아름다움만 있는 게 아니에요. 제가 생각하는 아름다움이란 다름을 인정하고 자신감을 가지는 것입니다.”


장 폴 고티에는 한국의 영화, 아이돌을 보면서도 영감을 얻는다고 덧붙였습니다. 특히 그는 한국의 걸그룹, 보이그룹에 관심을 나타냈습니다.

“매우 신선해요. 한국의 아이돌과 함께 콜라보레이션 해보고 싶어요. 문화의 장벽을 뛰어넘는 독특함이 있어요.”





장 폴 고티에는 서울을 “에너지로 가득 찬 멋진 도시”라고 표현했습니다. 우아하고 독특한 의상을 입은 사람들, 인상적인 건축물, 자극적이지만 맛있는 음식. 온갖 창의적인 것들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는 도시라며 기대감을 드러냈죠. 기자간담회가 끝난 후, 그는 전시장 입구에 자신의 필체를 새겼습니다. 월드투어의 대미를 장식할 무대에 사인하며 서울에서의 공식 일정을 시작한 것입니다.



Night, 탄성을 자아내는 오뜨꾸뛰르  


저녁 8시, 본격적인 쇼가 시작됐습니다.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21 장 폴 고티에 전>을 기념하는 오뜨뀌뛰르. 장 폴 고티에가 심혈을 기울인 45벌의 의상이 공개되는 자리로 오직 서울에서만 단독으로 진행된 패션쇼입니다.





한국의 패션 디자이너, 매거진 에디터, 셀러브리티들이 참석한 가운데 런웨이에 불이 켜졌습니다. 관습을 벗어난 전위적인 디자인, 압도적이면서도 재기발랄함을 잃지 않는 그의 오뜨꾸뛰르 작품들은 다양한 아티스트에게서 영감 받은 것들입니다. 장 폴 고티에는 그에게 영감을 주는 영화감독, 사진작가, 뮤지션들을 뮤즈 삼아 고전적인 장인정신 속에서 파격적인 새로움을 창조해냅니다. 가슴이 부각된 마돈나의 원뿔형 브라, 영화 <제5원소>의 미니멀하면서도 미래지향적인 의상들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저는 콜라보레이션 하는 대상을 많이 믿는 편입니다. 그들이 나를 새로운 세계로 이끌어주길 기대하면서요.”

이번 패션쇼에서 그를 새로운 세계로 이끈 것은 한국의 아름다움이었습니다. 한복을 모티프로 만든 우아한 드레스가 등장하자 관중석에서 탄성이 새어 나왔습니다. 한복의 곡선과 풍성한 라인에 장 폴 고티에 특유의 스트라이프 패턴, 과장된 가슴 장식이 더해진 작품들은 그가 서울에서의 전시를 위해 얼마나 공을 들였는가를 여실히 보여줬습니다.     



 


패션쇼가 끝난 후 전시장 로비에 마련된 애프터 파티에 모습을 드러낸 장 폴 고티에는 한국 패션계 인사들을 호스트로서 맞이했습니다. 들뜬 표정의 그는 전시장 앞에 모인 손님들과 인사를 나누며 꽤 늦은 시간까지 머물렀죠.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21 장 폴 고티에 전>은 장 폴 고티에가 말했듯, “에너지 넘치는 도시 서울”과 가장 완벽히 어울리는 무대입니다. 밤은 저물었지만 한국 관객만을 위한 오뜨꾸뛰르는 올해 초여름까지 이어집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댓글을 달아 주세요

현대카드 패션위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