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처프로젝트 24 시규어 로스/아티스트 정보' (3건)


이것은 살아 있는 액자가 아닐까. 검색어를 입력하고 플레이 버튼을 누르는 순간, 비현실의 화면과 소리가 나타나 갑자기 우리를 5분 전과 다른 상태로 바꿔놓는다. 마음이 침착해지고, 복잡한 생각이 정리되면서, 나아가 미움과 오만 같은 부끄러운 감정들을 다 버려야 할 것만 같고, 그러다 예술이 인간에게 주는 영향이란 무엇인가를 갑작스럽게 고민하게 된다. 그들은 그저 그들의 일을 하고 있을 뿐인데, 우리는 그들의 일을 단순히 관찰하는 것을 넘어 마음 깊게 담아둔 뒤 크게든 작게든 변화를 경험한다. 이 요동은 침묵 상태에서 진행된다. 몰입해 감상하고 감탄하느라 말을 잊는다. 그런 정적이야말로 지지자들 사이에서 가장 당연하고 필연적인, 그리고 가장 적극적인 반응이다.


그렇게 우리를 혹은 나를 입 다물게 만들었던 몇 편의 공연 영상을 시대별로 모아봤다. 시대에 따라 달라지는 밴드의 감정과 상태를 헤아려 성격과 내용이 다른 공연을 선정하긴 했지만, 열거한 여덟 개의 영상이 시규어 로스 음악의 넓이와 깊이를 완벽하게 보여주지 못할 수도 있다. 그걸 제대로 알려면 실제 공연을 봐야 할 것인데, 곧 그렇게 알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다. 내한 공연을 앞둔 시점, 이것은 그냥 참고 차원에서 정리하는 밴드의 과거다. 가이드 혹은 공감의 기반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정리했지만, 이보다 더 훌륭한 것은 따로 있다고 다시 말하고 싶어진다. 유튜브라는 작은 프레임에서 벗어나 시야가 탁 트이는 무대 근처로 다가가는 것이다.



이것은 역사가 되었다

초기 시절의 클럽 공연(1999,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



출처: Youtube



욘시는 이전부터 다양한 밴드를 전전하며 활동했고, 시규어 로스의 데뷔 앨범 'Von'은 1997년 나왔다. 밴드가 세계적인 입지를 갖게 된 건 두 번째 앨범 'Ágætis byrjun'(1999)이 나온 이후다. 그 무렵 영국 음악매체 ‘NME’가 앨범의 대표곡 ‘Svefn-g-englar’를 재빨리 이주의 싱글로 점찍었고, 2000년대 인터넷을 통해 국경 없이 다양한 정보가 공유되기 시작하면서부터 밴드는 전과 다른 입지를 갖게 됐다. 그런 물결을 타고 이런 귀한 자료 또한 누군가 쌈지에서 꺼낸 것이 아닐까 싶은데, 어쨌든 이건 초기 시절의 밴드가 자국의 작은 공연장에서 노래한 기록이다. 어찌어찌 이 공연 영상 파일을 구해 유튜브에 등록한 당사자조차 1999년 아이슬란드의 수도 레이캬비크의 한 공연장이라는 것 말고는 공연의 디테일을 잘 모르는 상황이고, 영상 아래의 댓글을 살펴보면 시규어 로스의 초기 시절 공연을 봤던 억세게 운 좋은 이들의 증언이 이어져 역사적인 순간을 나눈 팬들의 교감을 확인하는 재미가 있다. 특별한 이벤트가 아니고서야 시규어 로스가 이제는 이렇게 협소한 공간에서 공연을 할 기회가 있을까 모르겠다.



DVD에 담은 품격의 공연

Gítardjamm(2003 도쿄 국제포럼홀)



출처: Youtube



스마트폰이 됐든 고급 장비가 됐든 어쨌든 촬영해 공연의 순간을 나누는 개인을 이제는 찾기 어렵지 않지만, 2005년 유튜브가 등장하기 이전까지는 쉽지 않았을 방법이다. 따라서 그 무렵의 공연 영상이란 방송이나 2차 콘텐츠 제작 등 확실한 목적을 가지고 전문 촬영팀이 다녀갔던 기록에 한정된다. 다행히 시규어 로스에게도 그 기록이 있다. DVD로 출시된, 2003년 도쿄 국제포럼홀에서 열린 공연의 일부가 유튜브에 등록되어 있다. 일반적인 클래식 공연에 준할 만큼 대다수를 숨죽이게 하는 품격의 무대, 그리고 공연에 대한 흥분이나 만족을 침묵으로 표현하는 사려 깊은 청중들이 만났다. 그리고 이렇게 제작한 DVD는 시규어 로스에게 분명한 교훈을 남긴 것 같다. 이를 테면 이런 것들이다. 국제적 명성을 바탕으로 이력을 쌓은 대부분의 뮤지션들에게 이런 영상 제작 이벤트란 때 되면 앨범이 나오는 것처럼 꽤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다. 시규어 로스도 일단 동참하긴 했다. 밴드 스스로 공연의 내용을 점검하고 기록을 보관하는 동시에 팬 서비스 차원에도 의미가 있지만, 그러나 앞으로 이렇게 판에 박힌 영상을 만들 일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곧 몇 년 지나 도식화된 공연 촬영물과는 차원이 다른 결과물이 나왔다.



아무도 없었던 고향에서

Heysátan(2006, 아이슬란드 셀라우르달르)



출처: Youtube



2004년 시규어 로스는 새로운 영상을 논의한다. 막연하게 아이디어를 주고받던 기획 단계에서 밴드의 키보디스트 샤르탄이 아이슬란드의 최북단에서 공연하는 건 어떨까 제안했는데, 결국 여기 살이 붙어 3년 뒤 아이슬란드 전역을 배경으로 하는 역대급 작품이 나왔다. ‘집으로’ 혹은 ‘집에서’를 뜻하는 공연 다큐멘터리 'Heima'(2007)다. 2006년 진행한 실험적인 마을 공연을 축으로, 밴드와 밴드를 둘러싼 다양한 스태프와 함께 시규어 로스의 음악적 철학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그리고 'Heima'는 시규어 로스가 자국의 청중들과 어떻게 교감하는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아이슬란드의 광대한 자연을 스케치하는 일에 공을 들인다. 그들의 공연은 때때로 관객을 만나지 못한다. 누구도 찾아오기 어려운 현장에서 노래하기 때문인데, 어쩌면 공허할지 모를 공연을 앞두고 욘시는 설명한다. “사람 많은 대도시에서 공연하는 게 일상이었는데, 그래서 고향의 드넓은 공간으로 돌아와 잠시나마 쉴 수 있다는 게 참 좋네요.” 공연의 배경은 광대한 자연이다. 자연으로부터 얻은 소리를 자연에게 돌려주는 것만 같다.



모닥불 피워놓고

Olsen Olsen (2006, 아이슬란드 옥스나다루)



출처: Youtube



공연 다큐멘터리 'Heima'를 진행하는 단계에서 시규어 로스는 공연의 성격을 두 가지로 나눴다. 일단 전제는 모든 공연이 아이슬란드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었고, 어떤 공연은 사전에 공지됐고 어떤 공연은 그렇지 않았다. 앞서 거론한 ‘Heysátan’이 후자라면, 아이슬란드 북쪽의 계곡 마을 옥스나다루에서 선보인 ‘Olsen Olsen’은 예고가 된 만큼 드물게 북적거리는 공연의 풍경을 보여준다. 공연 소식을 접한 뒤 두꺼운 옷을 챙겨입고 친구와 혹은 가족과 함께 마을 중앙에 찾아온 동네 주민들은 어딘가에 모닥불을 피우고 시규어 로스의 음악을 감상한다. 대다수가 챙긴 두꺼운 코트와 털모자가 대변하는 것처럼 많이 추웠을 것이다. 그래도 따뜻했을 것이다. 동네의 마을 주민이 남녀노소 불문으로 참여한 이 아름다운 공연을 뒤늦게 작은 프레임을 통해 확인하는 동안, 훌륭한 음악이란 개개인이 발견하기 전에 실은 공기처럼 평등하게 주어진 것이라는 당연한 사실을 새삼스럽게 생각하게 된다. 아이슬란드에서 가장 위대한 밴드가 작은 지역 사회를 통해 다시 일깨워준 진실이다.



시규어 로스도 사람이다

Untitled(Njósnavélin)(2007, 영국 더 컬쳐 쇼 스튜디오)



출처: Youtube



시규어 로스는 대체로 웅장한 전개를 즐긴다. 긴 호흡을 바탕으로, 작은 소리로 시작해 소리의 몸집을 불려 절정을 향한다. 많은 뮤지션이 이 같은 점층 구조로 쾌감을 형성하는 일에 익숙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달리면서 절정에 도달한다면 시규어 로스는 질주가 아니라 승천하는 인상이다. 가끔씩 적절하게 활용하는 침묵 또한 비행하는 과정의 일부로 느껴진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게 극적인 대서사시를 쓰는 것은 아니다. 작은 공간에서 제한된 인원으로 생생한 소리를 구성하기도 한다. 2007년 영국 BBC의 프로그램 ‘더 컬쳐 쇼’에서 선보인 아담한 공연이 대표적이다. 인간 너머의 세계를 상상하고 다뤄오면서 작품 활동을 이어갔다 해도, 그들도 결국은 사람이다.



꽃가루 휘날리며

Gobbledigook(2008, 스페인 베니카심 페스티벌)



출처: Youtube



2008년 발표한 다섯 번째 앨범 'Með suð í eyrum við spilum endalaust'는 침착한 감상을 유도하는 기존의 앨범 구성 방식과 달리 처음부터 사람을 들뜨게 만든다. 화사한 비트와 멜로디가 쏟아지는 첫 곡 ‘Gobbledigook’ 덕분이다. 당시 공연 또한 노래에 깃든 긍정과 희망의 인상을 살리는 방향으로 연출해 주로 마지막곡으로 배치했다. 공연 내용을 뜯어보면 박수까지 포함한 긴박한 흥의 리듬으로 시작하고, 공연의 마지막에는 어김없이 꽃가루가 날린다. 사실은 진짜 꽃이 아니라 꽃처럼 느낄 만한 종이다. 어찌어찌 이 무렵 시규어 로스의 공연을 유럽 한 복판에서 보게 됐는데, 주책맞게 눈물이 났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봄의 느낌이란 이런 것일까. 실체는 불분명하나 뭔가 대단히 아름다운 순간을 경험하고 났더니 그저 다리 힘이 풀리고 가슴은 두부가 되더니 그만 뭉클해졌다. 시규어 로스는 심각할 때가 더 많지만, 이따금씩 이렇게 밝고 찬란한 노래로 성격이 다른 감동을 준다. 이 경쾌한 돌변은 이후 욘시의 솔로 앨범으로 이어진다.



멀지 않은 장소에 남겨 둔 가까운 기억

[공연] Hoppípolla + Með Blóðnasir(2013, 서울 올림픽경기장)



출처: Youtube



2013년 그들은 마침내 여기 도착했다. 욘시의 솔로 공연(2010년 서울 악스홀)에 이어 밴드 전체가 내한해 새로운 청중을 만났다. 생각보다 유튜브에 당시 공연을 업로드한 사람들이 많은데, 그간 장비가 얼마나 발전했으며 플랫폼 접근성이 얼마나 높은가를 따지기 전에 이건 굶주림의 반증이 아닐까 하는 쪽으로 마음이 기운다. 문화예술적으로 빈곤한 땅에 늦게나마 찾아온 애정의 대상을 대대적으로 환영하면서, 동시에 이 특별하고 귀한 경험을 기록하고 보관해두려는 당연한 집단적 반응이 아닐까. 어쨌든 곧 이어질 두 번째 내한 공연을 앞둔 상황에서, 그 많은 개인의 영상 가운데 화질과 소리가 꽤 준수한 영상을 하나 골랐다. 4분 30초쯤 관객과 소통하면서 노래하는 순간은 참 뜨겁고 아름답다.



[공연] Hafsól(2016, 영국 글라스톤베리)



출처: Youtube



시규어 로스의 올해 하반기 일정은 9월과 10월의 북미 공연으로 시작한다. 11월부터는 아시아 투어에 돌입해 서울을 시작으로 홍콩, 싱가포르, 타이페이에 들를 예정이다. 공연의 셋리스트도 나왔고, 미국과 캐나다 관객의 일부가 유튜브에 몇 개의 영상을 올렸다. 밴드가 직접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서 실시간으로 공연을 중계하기도 한다. 쭉 살펴본 바 촬영 상태가 아주 훌륭하다고 말하기 어려워 꽤 고민한 끝에 그냥 올해 하반기 투어와 좀 무관한, 올 6월 영국 글라스톤베리 공연으로 마무리하기로 했다. 이건 일종의 열망 혹은 망상으로부터 비롯된 선정이다. 두 번째로 찾아온다 하니까 괜히 욕심을 부려보고 싶다는 것인데, 언젠가는 글라스톤베리처럼 우리도 탁 트인 환경에서 그들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Writer. 이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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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규어 로스의 음악에는 여백이 많다. 그 여백은 노래를 관통하는 남다른 주제가 되기도 한다. 데뷔 앨범에 실린 ‘18 sekúndur fyrir sólarupprás’에는 18초간의 정적이 있는데, 노래의 제목은 ‘해 뜨기 전의 18초’라는 뜻이다. 고요한 자연의 나라 아이슬란드 출신이기에 가능한 상상력이란 이런것일까. 그들은 갑작스러운 침묵을 즐겨왔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소리를 채우는 일에도 능하다. 특히나 프론트맨 욘시는 전형과 다른 소리를 만드는 신비로운 발명가 이미지에 가깝다.





30만 인구의 아이슬란드로부터


시규어 로스의 보컬 욘시. 그는 깁슨사에서 나온 레스 폴 기타를 쓴다. 기타리스트에게 있어 달리 새로울 것 없는 장비지만, 기타와 함께 쓰는 이색 도구 덕분에 그의 연주는 다른 차원으로 간다. 그는 첼로를 켤 때 쓰는 활을 들고 무대에 선다. 그리고 기타의 현에 비벼 소리를 낸다. 아울러 다른 클래식 연주자 못지않게 송진을 챙긴다. 활털에 수시로 문질러 현과 활의 마찰을 줄이기 위함이다. 그의 음악은 때때로 클래식처럼 들린다. 클래식의 문법을 때때로 받아들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장비에 대한 새로운 이해와 긴 호흡의 연주로 청중을 숨죽이게 한다.


한편 그의 목소리는 가늘다. 1994년 그의 밴드 시규어 로스가 틴팝에 최적화된 레이블 배드 테이스트를 찾았던 이유이기도 한데, 욘시의 아름다운 가성이 소녀들에게 먹힐 거라는 판단에서였다. 막 이십 대에 접어들었던 당시의 욘시가 과연 소녀들의 마음을 제대로 사로잡았는지는 잘 모르겠다. 조금 더 시간이 흘러 그보다 더 많은 사람들을 흔들었다는 것은 안다. 시규어 로스의 마을 공연을 다룬 다큐멘터리 'heima'가 증명하듯 그들은 아이슬란드 인구의 자부심이고, 그들은 지난 10여 년간 고향 바깥의 더 넓은 세계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 세상의 반응이란 환영과 비슷했다. 욘시는 신비로운 소리와 함께 현실 세계에 도착한 딴 세상 사람 같았기 때문이다. 아이슬란드의 인구는 30만, 그들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따르는 ‘좋아요’는 170만이 넘는다.



출처: Youtube



동생을 울리고 세상을 울리다


이런저런 밴드에서 연주를 연마하던 욘시는 1994년 친구들과 함께 새로운 밴드를 결성한다. 그의 여동생 ‘시규어로스’가 막 태어났을 무렵이다. 아이슬란드에서는 꽤 흔한 이름으로, 욘시는 동생의 이름을 둘로 쪼개 밴드와 나눴다. 시규어는 승리, 로스는 장미를 뜻한다. 1997년 첫 앨범이 나오자 꿈을 이뤘다고 생각한 욘시는 가족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데뷔 앨범을 틀었다. 부모는 겁에 질렸다. 꼬마 동생 시규어로스는 심지어 울었다. 소란의 청음회를 마치고 그가 주방에서 커피를 내리자 그때야 어머니가 다가와 잘 들었다는 반응을 돌려줬다고 그는 회고한다. 시규어 로스의 데뷔 앨범 'Von'의 첫 곡에선 비명소리가 간간이 새어 나온다.


2집 'Ágætis Byrjun'(1999)이 나오자 많은 것이 달라졌다. 욘시는 당시의 변화를 두고 곡을 쓰는 시간은 훨씬 줄었고, 대신 반복이 늘었다고 설명한다. 데뷔 앨범에 비해 소리는 훨씬 부드러워졌고, 두려움이 아니라 호기심으로 세상은 그들을 찾고 불렀다. 2년에 걸쳐 사람들의 입을 통해, 그리고 인터넷을 통해 그들은 전 세계적인 열광의 대상이 되었다. 라디오헤드 같은 뮤지션도 찬양의 행렬에 동참했고, 훌륭한 음악에 민감한 감독 카메론 크로우는 새 작품 '바닐라 스카이'를 준비하면서 시규어 로스와 접촉을 마쳤다. 밴드를 둘러싼 흥분은 꽤 오래 지속됐다. '( )'(2002), 'Takk...'(2005), 그리고 'Með suð í eyrum við spilum endalaust'(2008)에 이르기까지 가사의 의미는커녕 앨범의 제목조차 읽기 어려운 난해한 작품을 세상은 본능적으로 받아들였다.



출처: Youtube



누군가는 시규어 로스의 음악을 두고 “천국에서 신이 흘리는 금빛 눈물”이라 썼다. 밴드의 레이블이 홍보 문구로 취한 어느 팬의 표현이다. 욘시는 두 번째 앨범을 발표한 뒤 치유에 관한 많은 반응을 접했다. 차 사고로 부모를 잃었다가 시규어 로스를 듣고 슬픔에서 회복되었다는 사람도 있었다. 욘시는 이런 반응을 좋아한다. 음악이 인간을 도울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순간이라는 생각에서다. 반면 아이슬란드라서 이런 음악이 나온다, 북유럽적이다, 포스트 록이다, 모과이와 비슷하다 식의 규정은 카테고리를 구분하려는 미디어의 강박으로 본다. 오늘날의 음악은 과거의 관습으로부터 어떻게든 더 멀리 벗어나려 하고 있다고 그는 믿는다.


시규어 로스의 음악은 흔히 천상의 사운드로 표현된다. 정작 그들은 이런 방식의 표현을 거부하지만, 아이슬란드라는 신비의 땅을 상징하는 동시에 그로부터 벗어나 새로운 세계를 발견한 자의 목소리로 들린다. 때때로 판타지 소설을 읽는 것만 같다. 굉장히 열광하거나 지루하다는 이유로 외면하는 세상의 즉각적인 반응이 이를 대변한다. 욘시에 따르면 이는 전혀 계획되지 않은 결과다. 그저 밴드가 겪었던 상황과 감정을 그때그때 표현해 엮을 뿐, 정작 욘시는 아이슬란드의 주류 음악은 물론 유사 계열로 묶이는 아티스트에도 전혀 관심이 없다. 참고 대상 없이 쓰고 부른 자연스러운 노래가 사람들을 여러 가지 의미로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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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언어의 발명가


아이슬란드 수도 레이캬비크에서 결성된 시규어 로스는 대부분의 곡을 아이슬란드어로 쓰고 부른다. 그런데 가끔은 이것이 과연 언어일까 싶은 노래가 있다. 데뷔 앨범 'Von' 당시엔 몇 곡만 그렇게 불렀다가 '()'에 와서는 전 곡을 그렇게 불렀다. 그들은 음악계의 톨킨일까. 새로운 세계를, 그리고 새로운 언어를 창조한 자 들일까. 어쨌든 그들만의 언어는 ‘희망어’라 불린다. 희망어는 시규어 로스를 보다 초월적인 존재로 굳히는 일종의 날개 역할을 한다. 아이슬란드 출신에 전형에서 벗어난 초현실의 소리를 설계한 데다 마치 주술사처럼 독자적인 언어를 가진 존재로 인식될 만한 조건이라는 것이다.


욘시에 따르면 그 언어는 'Von'을 작업할 당시 가사가 결정되기 전에 웅얼웅얼 노래한 것이 발단이다. 그런데 그렇게 노래하는 것이 재미있었고 결과 또한 나쁘지 않아 즉석에서 '홉랜딕(hopelendic, 혹은 아이슬란드어로 vonlenska로 표현된다)'이라 이름 붙였다. 앨범의 제목에서 착안했고, ‘Von’은 희망을 뜻한다. 명확한 단어와 의미가 없고 문법 또한 없다는 점에서 홉랜딕을 언어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욘시의 입장도 그렇다. 노래는 나왔는데 가사가 미완일 경우 대부분의 가수가 허밍으로 노래하는 방식에 비유한다. 욘시의 선택이 특별했다면 체계를 갖추지 않은 독단의 언어를 만들었기 때문이 아니라, 뜻 없이 흐물거리는 발성에 이름 하나를 제대로 붙였기 때문이다. 그저 옹알이에 지나지 않는 습관은 그들을 설명하는 주요 키워드가 되었다.


발상은 생각보다 싱겁지만, 그런 언어를 선택하고 반복한 욘시의 철학은 새겨들을 만하다. 욘시는 이것이 전형적인 가사 쓰기의 도구가 아니라 사운드의 일종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곡을 쓰는 일에 있어 상당한 자유를 준다고 말한다. 음과 말을 맞춰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난다는 것이다. '()'의 작업 당시 가사를 준비하면서 영어를 포함해 여러 언어가 고려되었지만, 그들은 결국 통째로 홉랜딕을 쓰기로 결정했다. 앨범의 제목부터 노래의 제목까지가 텅 비어 있는 작품이기 때문에 가장 적합한 언어였는지도 모른다. '()'의 4번 트랙은 갑작스럽게 끝난다. 그리고 36초간의 침묵이 이어진다. 욘시에 따르면 앨범을 두 가지 챕터로 구분해 구성했고(달콤함과 무거움), 불친절한 마무리와 공백은 그가 선택한 전환의 방식이다. 그리고 이 같은 실험적 구성에 적합한 언어를 욘시는 이미 갖고 있었다.



출처: Youtube


언어는 중요할 수 있지만, 모든 언어가 이해될 필요는 없다고 욘시는 믿는다. 다른 악기와 마찬가지로 목소리는 감정을 전달하는 도구인데, 악기 또한 납득이 되는 말없이도 감정을 전달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욘시의 불가해한 언어를 기꺼이 받아들인 시규어 로스의 멤버 게오르그 훌름은 이를 화가에 비유한다. 모든 화가가 명확한 계획을 통해 작품에 이르지 않는다. 아무 생각 없이 붓을 들고 그림을 그렸다가도 나중에야 그의 작품을 발견한 누군가가 이것은 여름의 풍경이라고 규정해주면 의미가 생긴다. 그들의 작업 방식 또한 마찬가지다. 목적 없이 몸에 익은 것들을 표현하다 보니까 여기까지 왔다.



욘시의 모험과 시규어 로스로의 복귀


시규어 로스는 그때그때 마음의 소리를 따랐다. 멤버 일부에게 새로운 가족이 생기면서 밴드는 차선이 되었고, 욘시는 새로운 프로젝트 활동으로 바빠졌다. 우선 그의 오랜 연인이자 미국 출신의 비주얼 아티스트 알렉스 소머스와 엠비언트라는 보다 실험적인 세계로 뛰어들었다. 둘은 함께 사진집을 냈고 전시를 이어갔으며 간간이 싱글을 발표하다가 데뷔 앨범 'Riceboy Sleeps'(2009)를 내놨다. 공동작업은 동반자의 세계를 바꿔놓았다. 알렉스는 2010년 이후로 엔지니어 및 프로듀서로 왕성하게 활동 중이며, 시규어 로스를 비롯한 여러 뮤지션의 앨범에 부지런히 이름을 남기고 있다.



출처: Youtube



욘시는 시규어 로스 활동을 중단하면서 보다 사교적인 캐릭터가 되었다. 밴드 시절에 비해 훨씬 명랑하고 찬란한 데뷔 앨범 'Go'를 발표했고, '드래곤 길들이기' 같은 작품에 그의 노래를 앉힌 것도 이례적인 결정이다. BBC의 다큐멘터리를 비롯해 수준 높은 영화와 시리즈들이 그의 음악을 원해왔지만, 드림웍스사의 애니메이션 팀마저 그를 탐할 줄은 몰랐다. 하지만 욘시는 언제나 그런 모습으로 머물기를 원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결국 그는 시규어 로스로 돌아왔고, 복귀의 내용은 전에 비해 좀 무겁다. 할 말이 많았는지 'Valtari'(2012)와 'Kveikur'(2013)까지 연달아 앨범이 두 장이 나왔다.


지난 20여 년간 밴드를 둘러싸고 많은 것이 변했다. 멤버도 변했고 각각의 커리어와 인생의 일 순위도 달라졌다. 그러나 작업에 돌입할 때면 모든 것이 회복된다. 재회한 시규어 로스는 늘 그래왔던 것처럼 전형에 관심이 없다. 세계적인 밴드로 살아가면서 영어로 노래하는 일도 없다. 20년 밴드의 내공이자 확신일까. 밴드는 여전히 음악적 토론을 별로 하지 않는다. 전과 구분되려면, 전과 비교해 더 발전한 결과를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말할 새도 없이 그때그때 얻는 바를 본능적으로 표현할 뿐이다. 감수성과 상상력, 그리고 경험에서 비롯된 기술이 결합된다. 그 음악이 어떻게 나왔느냐는 질문에 그들은 능숙하지 않다. 진짜 모르는 일이고, 그저 마법 같은 것이라고 욘시는 답한다.



출처: Youtube



그 마법은 우리도 느낀다. 여전히 욘시와 그의 동료들은 긴 호흡으로 웅장한 세계를 구축하고, 우리는 그 세계가 과연 아이슬란드라는 대자연인가 종교인가 아니면 미지의 영역인가를 평온하게 고민한다. 이따금씩 두근거린다. 욘시가 접한 반응이 말해주는 것처럼 누군가는 눈물을 흘릴 수도 있다. 풀어진 마음을 붙잡고 난 뒤에는 다시 질문이 시작된다. 이것은 주류 음악의 도식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극단적인 해체의 산물일까, 아니면 현실과 화해하라는 영적인 계시일까. 우리는 답을 찾지 못한 채로 다시 안식에 이른다. 명상의 시간이 돌아왔다.





Writer. 최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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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하면서도 웅장한 사운드를 통해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아이슬란드 출신 록 밴드가 바로 시규어 로스(Sigur Ros)다. 깨질 것 같이 섬세한 격정으로 가득한 환상의 소리 덩어리, 그리고 그 사이를 비집고 흘러나오는 욘시(Jónsi)의 천사같이 투명한 고음의 목소리는 음악을 듣는 이들을 새로운 세계로 이끌어냈다. 활로 연주하는 기타의 찬란한 노이즈는 마치 거대한 폭포, 혹은 눈사태처럼 느리고 거세게 휘몰아쳐갔다. 결국 종래에는 감미로운 행복감을 전달해내면서 이들은 유일무이한 소리 세계를 형성해낸다. 음악을 듣는 이들의 심층부에 잠입해낸 소리는 오히려 어두운 부분을 부드럽게 감싸냈다. 이처럼 시규어 로스의 음악은 일종의 정화 작용을 가지고 있었다.


시규어 로스의 음악은 아이슬란드의 끝없이 펼쳐진 황량한 풍경을 떠올리게 했고, 때문에 듣는 이들에게 잠시 현실을 잊게끔 유도해냈다. 사실 이들의 음악적 면면을 분석해보면 다양한 밴드들의 특징을 합쳐놓은 것 같다는 인상을 주곤 했다. 마이 블러디 발렌타인(My Bloody Valentine)의 눈부신 기타 노이즈, U2의 의기양양한 찬가적 멜로디, 로우(Low)의 슬로코어, 그리고 라디오헤드(Radiohead)의 예술 지향적인 실험 정도를 그 예로 들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작 이들의 음악은 이 지구 상의 다른 그 어떤 음악과도 비슷하게 들리지 않았다.



시규어 로스의 지지자들


알려진 대로 시규어 로스는 시대를 초월한 다채로운 예술가들과 협업을 이뤄내 왔으며, 실제로 현존하는 아티스트들 중 이들의 팬을 자처하는 이도 적지 않다. 라디오헤드의 보컬 톰 요크(Thom Yorke)는 시규어 로스의 음악이 자신들의 밴드에 영향을 주었다고 언급하기도 했으며, 같은 아이슬란드 출신의 뷰욕(Björk)이 시규어 로스에 대해 "이 밴드를 주신 것에 대해 신께 감사한다"고 말했던 것은 무척 유명하다. 현대무용의 전설로 불리는 안무가이자 무용수 머스 커닝햄(Merce Cunningham)은 자신의 공연에 시규어 로스의 음악을 사용했으며, 롤링 스톤 매거진 기자 출신으로 수많은 음악 영화들을 만들어온 감독 카메론 크로우(Cameron Crowe) 역시 자신의 영화 [바닐라 스카이]에 시규어 로스의 곡들을 삽입하고, 이후 [우리는 동물원을 샀다]에서는 아예 보컬 욘시에게 음악을 맡기는 등, 밴드의 충실한 팬임을 세간에 각인시켰다. 사진계의 거장 라이언 맥긴리는 시규어 로스의 5집 앨범 표지를 디자인했을 뿐만 아니라, [Valtari] 비디오 협업 프로젝트 'Varuð'의 비디오 연출에도 참여하는 등 꾸준히 시규어 로스와의 다양한 작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욘시가 창조해낸 '희망어(Hopelandic)'


무엇보다 시규어 로스의 노래 제목, 그리고 가사는 영어가 아닌 아이슬란드어, 심지어는 보컬 욘시가 만들어낸 그 의미를 알 수 없는 '희망어'로 이루어져 있다. 기호를 제목으로 채택한 앨범 [( )]의 경우 수록 곡들의 노래 제목조차 없이 발매되기도 했다. 실제로 욘시는 매번 악기 녹음이 거의 완성될 무렵부터 가사를 쓰기 시작한다는데, 결국 음악 자체에 영향받은 내용들을 작성하게 된다고 한다. 때문에 듣는 이가 아이슬란드 어를 모르더라도 음악을 듣는 것만으로 왠지 모르게 가사의 의미를 파악하게 된다. 가사의 의미를 모른 채 음악을 듣는 이들이 생각하는 것은 욘시가 완성된 연주곡 만을 듣고 가사를 떠올리는 것과 큰 차이가 없었고, 때문에 언어의 장벽과는 상관없이 피부로 시규어 로스의 노래들을 이해할 수 있었다. 여기에는 시공간을 초월한 동질감이 존재한다.


아이슬란드를 대표하는 밴드로 자리매김해낸 시규어 로스는 자연의 웅장함을 소리로 표현해내곤 했지만 [Takk...] 이후의 작품들은 그 대자연 속의 인간, 그리고 행복을 그려내려 했다. 사실 시규어 로스 이전 북유럽은 주로 메탈의 이미지가 강했지만, 지금은 장대한 자연 속에서 탄생한 신비로운 음악의 발현지라는 이미지로 완전히 새롭게 정착해냈다. 유독 섬나라 특유의 분리된 외로움이 무의식중에 이들의 노래 속에 자리 잡고 있었다.



음악적 영역을 확장시켜내는 라이브 비쥬얼


시규어 로스의 음악을 듣는 것 자체만으로도 이미 머릿속에 수많은 이미지들이 그려지지만, 이들의 라이브에서도 이런 시각적 효과들은 유독 빛을 발한다. 공연장 뒤에 배치된 LED 화면에서는 때로는 우주를, 때로는 기하학적인 문양과 도형들이 깔리곤 하는데, 이는 공연을 보는 이들을 더욱 감정적으로 만들어주는 동시에 미궁으로 빠져들어가게끔 유인해낸다. 마치 오로라 성운과도 같은 첨단 영상과 조명이 난무하는 가운데 아름다운 무대를 연출해온 이들은 매 투어마다 컨셉을 변형해왔다. 최근 투어의 경우 무대 위에 몇몇 프레임들을 세워내기도 하면서 또 다른 세계관으로 업데이트해내고 있다.



출처:youtube



검은 마그마처럼 꿈틀대는 흑백의 라이브 [Inni]


밴드의 라이브가 정평이 난 가운데 2011년도에는 라이브 실황을 담아낸 [Inni]를 발매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흑백으로 진행되는 이 라이브 실황 비디오는 아케이드 파이어(Arcade Fire) 등을 다뤄온 빈센트 모리셋(Vincent Morisset)이 연출해냈다. 시규어 로스의 서정적인 라이브 실황을 마치 분출 직전의 생동감으로 가득한 아이슬란드 해저 용암처럼 포착해냈다. 빛과 어둠으로 창조된 이 신비로운 영상 또한 내한 공연을 보러 가기 이전 한 번쯤 참조하면 좋을 것 같다. [Inni]는 제68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에서 처음으로 공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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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 마지막 남은 낙원, 아이슬란드의 절경을 배경으로 한 라이브 [Heima]


시규어 로스의 음악을 두고 '아이슬란드 대지 그 자체'라 표현하는 것을 자주 볼 수 있었는데, 결국 이들은 자신들의 고향인 아이슬란드의 자연 경관 속에서 감행한 라이브 비디오를 출시하기에 이른다. 2006년 여름 2주 동안 40명의 스텝과 함께 자신들의 고향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공연과 촬영을 이어나갔다. 이 비디오를 연출한 애니메이션 감독 딘 드블루아(Dean DeBlois)는 이후 [드래곤 길들이기]를 만들게 되고, 작품의 주제곡에 욘시를 기용하게 된다.


시규어 로스의 드라마틱한 음악과는 정반대로 카메라는 결코 흥분하지 않는다. 오히려 카메라는 차갑게 밴드, 그리고 자연 경관을 관찰한다. 영상 속의 아이슬란드 관객들 또한 크게 호들갑 떨지 않으며 개를 끌고 와서, 혹은 앉아서 오이를 먹으며 무덤덤하게 시규어 로스의 공연을 관람한다. 밴드 역시 차분히 연주하는 와중 크게 움직이지 않는다. 하지만 카메라가 한번 뒤로 빠져 이 인간 군상들을 작게 담기 시작하면 역동적인 특수효과 따위를 무색하게 하는 장관이 펼쳐진다. 자연의 위대함, 그리고 그 풍광 속에 비친 너무도 작은 존재인 인간의 초라한 민 낯이 드러나는 순간, 우리는 이 노래들과 별개로 감동하게 된다. 그 어떤 특수효과와도 비교할 수 없는, 신이 내린 보석 같은 결과물로써 돌출됐다.



출처: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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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참여진들과 결과물로 무장해낸 [Valtari] 비디오 협업 프로젝트


2012년도 무렵 앨범 [Valtari]를 발표할 당시에는 '기묘한 영상 실험(The Valtari Mystery Film Experiment)' 이라는 타이틀의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시규어 로스 스스로가 선택한 영상 작가들에게 각각 동등한 예산을 전달한 이후 이 앨범에서 느낀 그대로를 자유롭게 영상작품으로 표현할 것을 의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밴드는 감독들에게 그 어떤 지시사항이나 노래에 대한 배경을 설명하지 않았으며, 단지 영상을 제작하는 이가 노래에 받은 영감을 고스란히 작품에 투영해주기를 원했다고 한다.


야심 찬 프로젝트인 만큼 쟁쟁한 참여진들이 함께 해냈다. [헤드윅], [숏버스] 등으로 국내에서도 인기몰이를 해온 존 카메론 미첼(John Cameron Mitchell), [라스트 홈] 등을 만든 재능 있는 이란 출신 감독 라민 바흐라니(Ramin Bahrani), 그리고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얻은 사진작가 라이언 맥긴리(Ryan McGinley) 등이 비디오를 연출했고, 엘르 패닝(Elle Fanning), 존 호크스(John Hawkes), 그리고 샤이아 라보프(Shia LaBeouf) 등이 비디오에 출연해냈다. 시규어 로스의 앨범 [Valtari]와 영상작가들의 시너지 효과를 확인해 볼 수 있는 이 비디오들을 순차적으로 감상해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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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투어 직전 발표된 신곡 'Oveður'


시규어 로스는 올해 투어에 앞서 2013년 이후 첫 신곡 'Oveður'를 공개했다. 전작 [Kveikur]에 이어 다시금 일렉트로닉 한 효과들을 활용해내고 있는 곡은 느리고 어둡게 전개되는데 이는 마치 시규어 로스의 새로운 한 발자국을 선언하는 듯 비졌다. 곡의 비디오는 비욘세(Beyonce), 마돈나(Madonna) 등과 함께 작업해온 요나스 애컬런드(Jonas Åkerlund)가 담당해냈다. 비디오만 보고도 감독을 알아맞힐 수 있을 만큼 요나스 애컬런드 특유의 자극적이고 폭력적인 화면들로 채워내고 있는데, 의외로 시규어 로스의 신비로운 사운드와 맞물려지면서 기이한 감상을 제공해낸다. 아이슬란드 레이캬네스 반도에서 댄서이자 안무가인 에르나 오마스도티르(Erna Ómarsdóttir)의 몸짓이 작품에 이상한 생기를 더해낸다. 비디오가 공개된 직후 24시간 동안 약 50만 회의 조회 수를 달성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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